AI는 여행사 실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 Travelport·Cognizant·Anthropic 협업이 시사하는 것
항공·여행업계에서도 AI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승객들은 이미 AI 도구를 활용해 여행지를 탐색하고 항공권 가격을 비교합니다. 그러나 업계 안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소비자 도구의 확산과는 결이 다릅니다. AI가 실제 예약 시스템과 연결되어 여행사 업무의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6년 5월 27일, Travelport가 Cognizant 및 Anthropic과 발표한 AI 협업은 그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번 협업의 핵심: 정보 제공이 아닌 업무 연결
Travelport는 전 세계 여행사, TMC, 항공사, 호텔, OTA가 사용하는 여행 유통 및 예약 기술 플랫폼입니다. Cognizant는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이며, Anthropic은 AI 모델 Claude를 개발한 회사입니다.
이번 협업의 목적은 단순히 AI 챗봇을 여행 서비스에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Travelport의 Trip Services — booking, exchange, refund, servicing을 다루는 핵심 플랫폼 — 에 AI를 통합해, 복잡한 여행 업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AI가 여행 정보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예약·교환·환불 워크플로우와 직접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왜 Trip Services인가
여행사 실무자라면 exchange와 refund가 얼마나 복잡한 업무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같은 날짜 변경이라도 fare rule, ticket validity, fare component, stopover, routing, penalty, tax difference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스케줄 변경 waiver 적용 여부, GDS 자동 pricing 결과와 항공사 정책의 일치 여부, ADM 위험까지 고려하면 단순 검색으로 해결되는 업무가 아닙니다.
Travelport가 AI 적용의 초기 영역으로 Trip Services를 선택한 것은 바로 이 지점 때문입니다. 여행사 실무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판단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영역, 그리고 실무자의 경험과 해석이 가장 많이 요구되는 영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AI가 이 과정을 보조할 수 있다면, 실무자는 반복적인 확인 작업에서 벗어나 더 중요한 판단과 고객 응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AI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AI는 복잡한 규정을 빠르게 정리하고, 여러 옵션을 비교하며, 고객 커뮤니케이션 초안을 작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공권 실무에서 AI가 모든 결정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변경 가능"이라고 판단하더라도, 실제 GDS에서 자동 pricing이 되지 않거나 항공사 waiver가 별도로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Reissue 후 void가 불가능한 항공사도 있고, bulk fare와 published fare의 차이처럼 시스템이 자동으로 걸러내지 못하는 민감한 예외도 존재합니다.
결국 AI는 실무자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실무자가 더 빠르게 판단하고 더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수단입니다. 어떤 정보가 실제 상황에 적용 가능한지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경험 있는 실무자의 몫입니다.
실무자에게 요구되는 변화
AI 도입이 가속화될수록 단순 반복 업무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더 높은 수준의 전문성입니다. 앞으로 여행사 실무자에게는 기존의 GDS 운용 능력과 항공사 규정 이해에 더해, 다음과 같은 역량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 AI가 정리한 내용을 검토하고 실무에 적용 가능한지 판단하는 능력
- 시스템 계산 결과와 항공사 정책을 비교·검증하는 능력
- 복잡한 상황을 고객에게 명확하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 ADM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는 실무 감각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실무자와 그렇지 않은 실무자 사이의 업무 효율 차이는 점점 벌어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통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실무자의 전문성입니다.
AI 시대, 여행사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가
승객들은 이미 다양한 플랫폼에서 가격을 비교하고, AI를 통해 기본적인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공편이 취소되고, 스케줄이 바뀌고, 환불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승객이 찾는 것은 검색 결과가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전문가입니다.
AI 시대의 여행사 경쟁력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판단의 정확성에 있습니다. 복잡한 상황을 정확히 해석하고, 항공사 규정과 시스템 결과를 비교하며, 고객에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를 안내하는 능력 — 이것이 앞으로 여행사 실무자의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마무리
Travelport·Cognizant·Anthropic의 협업은 항공·여행업계가 AI 시대로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번 협업이 booking, exchange, refund, servicing이라는 실제 여행사 핵심 업무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단순한 기술 뉴스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나 이 변화가 곧 여행사 실무자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뜻은 아닙니다. fare rule을 읽고, 예외 상황을 판단하고, 고객에게 책임 있는 안내를 하는 일은 AI가 있어도 경험 있는 실무자의 영역으로 남습니다. AI 시대의 여행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전문적인 방식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
- Travelport, “Travelport, Cognizant and Anthropic collaborate to power travel technology for the AI era,” 27 May 2026.
Travelport 공식 발표 보기 - Business Travel News, “Travelport Taps Cognizant, Anthropic for AI Upgrade,” 27 May 2026.
Business Travel News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