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viation Basics #7
항공기 가격과 리스
항공기 한 대가 얼마인가 — 사는가, 빌리는가
보잉 747 한 대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그리고 항공사들은 정말 그 돈을 내고 항공기를 직접 살까요? 답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또 흥미롭습니다. 항공기 한 대를 운용하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항공기 가격 — 얼마나 할까?
보잉과 에어버스는 매년 카탈로그 가격(list price)을 공개합니다. 하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습니다. 대량 구매 할인, 항공사의 협상력, 시장 상황에 따라 카탈로그 가격의 40~60%에 거래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 주요 기종 카탈로그 가격 (2024년 기준, 참고용)
Boeing 737 MAX 8 — 약 1억 3,700만 달러 (약 1,800억 원)
Boeing 787-9 Dreamliner — 약 3억 3,800만 달러 (약 4,500억 원)
Boeing 777-9 — 약 4억 4,800만 달러 (약 6,000억 원)
Airbus A320neo — 약 1억 4,100만 달러 (약 1,900억 원)
Airbus A350-900 — 약 3억 1,700만 달러 (약 4,200억 원)
Airbus A380 — 약 4억 4,600만 달러 (약 6,000억 원, 생산 종료)
※ 카탈로그 가격이며 실제 거래가는 협상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 알고 있었나요?
에미레이트 항공은 2023년 에어쇼에서 단 한 번에 보잉 787과 777X를 합쳐 총 150대를 주문했습니다. 카탈로그 가격 기준으로만 약 560억 달러(75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계약이었습니다. 이 규모에서 실제 협상가가 얼마나 낮아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는가 빌리는가 — 구매 vs 리스
수천억 원짜리 항공기를 모두 직접 구매하는 항공사는 많지 않습니다. 전 세계 항공기의 약 50% 이상이 리스(임대)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일부 LCC는 보유 항공기의 100%를 리스로 운용하기도 합니다.
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자본 부담을 줄이면서 유연하게 기단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선이 줄거나 수요가 감소하면 리스 계약 만료 시 반납하면 되고, 새 기종이 나오면 교체도 쉽습니다.
📋 구매 vs 리스 비교
| 구분 | 구매 (Purchase) | 리스 (Lease) |
|---|---|---|
| 초기 비용 | 매우 높음 | 낮음 (월 리스료) |
| 자산 소유 | 항공사 소유 | 리스사 소유 |
| 유연성 | 낮음 | 높음 (반납·교체 용이) |
| 감가상각 | 항공사 부담 | 리스사 부담 |
| 장기 비용 | 낮음 (소유 후 무료) | 높음 (계속 리스료 발생) |
| 주로 사용 | 대형 FSC (대한항공 등) | LCC, 신생 항공사 |
리스의 종류 — 운용 리스 vs 금융 리스
리스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크게 운용 리스(Operating Lease)와 금융 리스(Finance Lease / Capital Lease)로 나뉩니다.
운용 리스 (Operating Lease) — 가장 일반적
리스 회사(lessor)가 항공기를 소유하고, 항공사(lessee)는 월 리스료를 내고 빌려 씁니다. 계약 기간(보통 5~12년)이 끝나면 항공기를 반납합니다. 전 세계 항공기 리스의 대부분이 이 방식입니다. AerCap, Air Lease Corporation(ALC), GECAS 같은 전문 리스 회사들이 수백~수천 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항공사에 임대합니다.
금융 리스 (Finance Lease)
리스료를 내다가 계약 만료 시 소유권을 항공사가 가져오는 구조입니다. 사실상 할부 구매와 유사합니다. 재무제표상 항공기가 항공사 자산으로 잡힙니다.
항공기 한 대의 월 리스료는?
운용 리스의 월 리스료는 기종, 기령(항공기 나이),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대략적인 참고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 기종별 월 리스료 참고 (신기 기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
A320neo / B737 MAX — 월 약 40~50만 달러 (약 5~7억 원)
A330-300 — 월 약 80~100만 달러 (약 11~13억 원)
B787-9 — 월 약 100~130만 달러 (약 13~17억 원)
B777-300ER — 월 약 130~170만 달러 (약 17~23억 원)
A380 — 월 약 200~250만 달러 (약 26~33억 원)
※ 시장 변동성이 크며 기령·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항공기 주문부터 인도까지
항공기를 주문했다고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수주 잔량(order backlog)은 각각 수천 대에 달합니다. 인기 기종은 주문 후 7~10년을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공기 제조 공정도 상당히 복잡합니다. 보잉 787의 경우 엔진은 영국 롤스로이스 또는 미국 GE, 동체 일부는 일본, 날개 부품은 한국과 미국, 조종실 시스템은 프랑스에서 만들어집니다. 전 세계 공급망에서 부품이 모여 최종 조립 공장에서 완성됩니다. 2020년 코로나19와 공급망 혼란이 항공기 인도 지연을 크게 악화시킨 것도 이 복잡한 구조 때문입니다.
💡 알고 있었나요?
AerCap은 세계 최대 항공기 리스 회사로, 약 3,5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항공기의 약 30%가 AerCap 소유입니다. 즉 우리가 타는 비행기 세 대 중 하나는 AerCap 것일 수 있습니다. 항공기를 소유하지 않고도 항공 산업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 이 편의 핵심 영어 표현
operating lease / finance lease
운용 리스와 금융 리스. 항공사 재무 보고서나 항공기 운용 관련 문서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The airline operates 60% of its fleet under operating lease agreements."
lessor / lessee (임대인 / 임차인)
리스 계약에서 항공기를 빌려주는 쪽(리스사)이 lessor, 빌리는 쪽(항공사)이 lessee입니다.
"The lessor retains ownership of the aircraft throughout the lease term."
list price / delivery price (카탈로그 가격 / 실제 인도 가격)
제조사가 공개하는 공식 가격과 실제 협상 후 거래 가격의 차이를 구분하는 표현입니다.
"The actual delivery price is typically well below the published list price."
order backlog (수주 잔량)
이미 주문을 받았지만 아직 인도하지 못한 항공기 수량. 제조사의 생산 능력과 시장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Boeing's order backlog currently stands at over 5,600 aircraft."
fleet (기단 / 보유 항공기)
항공사가 보유·운용하는 항공기 전체를 가리킵니다. 항공사 규모를 이야기할 때 fleet size(기단 규모)로 표현합니다.
"Korean Air operates a fleet of over 160 aircraft on international and domestic routes."
📚 Aviation Basics #6·#7을 마치며
항공기를 누가 만들고, 얼마에 거래되며, 어떻게 운용되는지까지 알고 나면 뉴스에서 "○○항공 보잉 50대 주문"이라는 소식이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항공 산업은 단순히 비행기가 나는 세계가 아니라, 거대한 금융·제조·물류가 얽힌 복합 산업입니다.
다음 시리즈 → Travel Agency Desk — 실무 이메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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